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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길을 내다] ‘엄마들의 자라’로 시니어 시장 개척하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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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4회 작성일 26-10-0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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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길을 내다] ‘엄마들의 자라’로 시니어 시장 개척하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에서 영감
1만9천원에 80장 완판하며 소비자 눈 배워

국내 최초 ‘시니어 모델’ 산업 만든 장본인
2028년까지 총 100개 매장 목표
“패선 넘어 인류에 도움 되는 브랜드 만들 것”
국내에서 최초로 '시니어 모델' 사업을 만든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는 "몬테밀라노가 패션을 넘어 한국 시니어 산업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인류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상민
국내에서 최초로 '시니어 모델' 사업을 만든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는 "몬테밀라노가 패션을 넘어 한국 시니어 산업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인류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상민 사진기자


'몬테밀라노'(Monte Milano)는 2001년에 탄생한 시니어 패션 브랜드다. '몬테'는 이탈리아어로 산을,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패션 도시를 뜻한다. "실제로 산이 없는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 시니어 패션의 산과 같은 업적을 세우겠다"는 오서희 대표의 담대한 포부가 담겼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도 유명한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는 1993년 미스코리아 미국 '댈러스 진'에 선발된 바 있으며, 이를 계기로 모델로 활동했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대학교에서 서양학과를 졸업 후 1999년 한국으로 돌아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레오나드'(LEONARD)에서 바이어 팀장으로 일했다.

오 대표는 백화점이라는 유통 산업군에서 시니어 패션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통한다. 명품 브랜드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그는 2001년 몬테밀라노를 세우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당시 해외에서는 스페인에서 탄생한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던 자라를 외국에서 먼저 접한 오 대표는 '한국에 자라가 들어오면 우리나라 영 캐주얼 브랜드들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비슷한 시기 탄생한 일본의 '유니클로' 역시 큰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서 기본 디자인을 내세운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유니클로같이 기본 디자인이 아니면서도 자라가 하지 않는 콘셉트는 뭘까' 고민한 끝에 오 대표는 '엄마'를 떠올렸다. '자라는 영 캐주얼 브랜드인데 서양인들은 팔, 다리가 길어서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몰라도 중년 여성들은 안된다.' 그렇게 오 대표는 '(한국) 엄마들의 자라를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자라를 피해서 만든 브랜드에요… 몬테밀라노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 엄마들은 외출할 때 지금처럼 캐주얼 옷은 잘 입지 않았어요. 모두 정장을 입고 다녔죠. 특히 교회에 가면 권사님들은 모두 정장을 입고 나왔어요."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손상민 사진기자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손상민 사진기자


동시에 명품 브랜드에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명품 브랜드 대다수가 엄마들이 입는 옷이었다. 그럼에도 이들 옷은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했다. 300만원짜리 블라우스를 입으면서도 늘 '빨래는 어떻게 하냐'며 '드라이 값이 아깝다'고 했던 이들이었다. 오 대표는 이 점에 착안해 물빨래와 세탁기로 빨 수 있는 엄마들의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명품 브랜드에서 일했던 경험은 오 대표가 몬테밀라노를 성장시키는 데 피가 되고 살이 됐다. 레오나드에서 일할 당시 '사람들은 단 1만원짜리 옷이라도 백화점에서 사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알아챈 오 대표는 중소기업에서는 어렵다는 백화점 입점에 도전해 성공했다.

명품 바이어 출신답게 오 대표는 백화점 생리를 꿰뚫고 있었다. 당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품평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있었던 오 대표는 이에 맞춰 준비하면서도 부족한 점은 바잉 팀장으로 일할 당시 신뢰를 쌓았던 백화점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가며 배웠다. 그렇게 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백화점 입점에 성공했다. "뭐든 갑자기 되는 건 없어요. 뭔가를 하려면 잘 아는 사람들과 놀아야 해요" 이렇게 오 대표는 중가 가격대 브랜드로는 최초로 백화점에 입점한 '엄마들의 캐주얼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가격은 뭐다?… 위기에서 배운 깨달음

2년간 앞만 보고 달리던 오 대표에게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했다. "모든 게 준비됐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은 달랐다"며 "(자신이)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오 대표는 회상했다.

백화점 첫 팝업 행사 날 오전 10시.  백화점 직원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몬테밀라노에만 직원이 없다는 소식이었다. 놀란 그는 급히 현장으로 뛰어갔다. 알고 보니 오기로 한 직원이 교통사고를 당해 오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아직도 당시를 잊지 못한다"는 오 대표는 "백화점 사람들 누가 그걸 이해하겠나"라며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미안하다고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것이 바로 '사업'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한 번은 판매한 옷 전부가 반품돼버린 일도 있었다. 이유는 바지의 지퍼가 어긋났다는 것이었다. 공장에 돈은 이미 다 준 상황에서 공장주인은 '자신은 계약서대로 했다'며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에도 규정에 어긋난 요구를 하며 막무가내였던 손님에게 매니저와 함께 무릎을 꿇는 등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오 대표는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사장 책임"이라고 말하며 "이런 상황들을 겪어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2003년, 백화점에서 몬테밀라노 매장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오 대표는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얻은 큰 깨달음도 공유했다.

"당시 매대에서 1개당 1만9천원에 옷을 팔자 준비했던 80장이 2분 만에 모두 팔렸어요. 그때 깨달았죠. 소비자 가격이란 업체가 정한 가격이 아닌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이라는 사실을요. 손님들은 가격을 매기고 있는데 나는 돈을 더 달라고 했구나. 난 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많이 반성하고 배웠습니다."

이후 몬테밀라노는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브랜드 콘셉트를 바꿔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미국, 프랑스, 덴마크, 싱가포르 등으로 번 돈 대부분을 해외 진출에 쏟아부었다. 일종의 "사명감"이었다. 2007년에는 롯데가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 함께했으며 베트남의 최대 유통기업인 빈탄 백화점에 매장을 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시니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모든 롯데 백화점에 입점했으며, 상하이, 백련백화점, 사천성 완다백화점 등 그 외 로컬 백화점에도 입점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전역에 유태인을 에이전트로 400여 군데 편집샵에도 들어갔다.

2018년 10월 3일 코엑스 내 별마당도서관에서 몬테밀라노와 강남구가 함께 진행한 국내 최초의 시니어모델 패션쇼. ⓒ본인 제공
2018년 10월 3일 코엑스 내 별마당도서관에서 몬테밀라노와 강남구가 함께 진행한 국내 최초의 시니어모델 패션쇼. ⓒ본인 제공


오 대표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니어 모델'이라는 산업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2018년 10월 3일 강남구와 개최한 '강남 페스티벌 패션쇼'에서 오 대표는 당시 전문 모델 사이에 시니어 모델을 끼워 넣는 기존 방식에 대해 '서울 패션위크와 무엇이 다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시니어 모델이라도 젊은 모델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서다. 이러한 뜻을 담아 강남구에 시니어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제안했고 국내 최초로 시니어 모델로만 구성된 패션쇼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후 시니어 모델은 급격히 확산됐다.

현재도 오 대표는 1년에 6번의 시니어 패션쇼를 열고 있다. 오 대표는 이러한 시니어 모델 산업을 개척한 공로로 2025년 국제문화예술명인장회에서 '패션·예술융합' 명장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는 시니어 모델 산업을 개척한 공로로 2025년 국제문화예술명인장회에서 '패션·예술융합' 명장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몬테밀라노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는 시니어 모델 산업을 개척한 공로로 2025년 국제문화예술명인장회에서 '패션·예술융합' 명장으로 공식 인증받았다. ⓒ몬테밀라노


호불호 강한 자를 잡아라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만들 수 있나요', '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사업을 할 수 있나요' 오 대표가 대학교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오 대표는 "매장은 빙산의 일각일 뿐, 버티는 게 더 어려웠다"며 "사업에서는 보이는 않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한다.

"옷을 좋아하는 것과 창업은 완전히 다른 일이에요. 회사가 갑자기 커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사기꾼도 많고요. 오너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입니다. 나이는 크게 상관없지만 주변에 도움을 구할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사람들 곁엔 늘 도와줄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업을 오래 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이 바른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게 오 대표의 조언이다.

그가 또 강조하는 중 하나는 "호불호가 없는 사람을 멀리한다"이다. "자기 주관이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기 주관이 있는 사람이 무엇을 하든 "확실하다"는 게 오 대표의 판단이다. 호불호가 강한 사람을 내 편으로 끌어들인다면 이들은 돕는 것조차 확실히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겸손을 가장한 굽신거리는 사람은 멀리한다.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손상민 사진기자
오서희 몬테밀라노 대표. ⓒ손상민 사진기자


그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20시간이다. 오 대표는 이를 '20시간의 법칙'이라 부른다. 저녁 모임에 4시간을 다섯 번 보면 20시간이다. 처음 볼 때는 다 좋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친근감이 생긴다. 특히 그는 3명 이상 보려고 한다. 단둘이 있을 때는 알지 못하는 것을 3명 이상 있을 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한국 시니어 브랜드 중에 최초로 일본에 몬테밀라노 라이선스를 판매한 경험을 공유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홈쇼핑 기업 중 하나인 미국 QVC의 아시아 지사는 QVC재팬이다. 거의 1년을 공들였음에도 일본에서는 답이 없었다. 그는 무작정 에이전트를 통해 'QVC에 가서 책임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했다. 에이전트는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가는가'라고 되물었지만 오 대표는 때마침 자신이 일본에서 하고 있는 그림 전시를 언급하며 가는 길에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도록 했다. 예상과 달리 바로 '오라'는 답을 받았다.

이후 오 대표의 '심리적 눈치'가 힘을 발휘했다. 당시 QVC재팬 최고 책임자 중 한 명이 여성이었다. 몬테밀라노 옷을 보여주고 싶었으나 다짜고짜 옷을 꺼내면 부담스러워할 것이라 생각한 그는 먼저 엉뚱한 잡담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기회를 엿보던 찰나, 그의 머릿속을 스친 건 '영어'였다. 'QVC가 미국 회사기에, 책임자로 있는 여성이 임원이라면 미국에서 유학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했다. 오 대표는 통역관이 있었음에도 슬쩍 '미국에 있었냐'고 물었고 '그렇다'는 답변을 받은 후에는 '미국 어디에 있었는지', '미국에서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였는지' 등을 물었다. 통역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 보니 대화가 더 빨리 진행됐고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후 그는 순조롭게 몬테밀라노의 옷을 소개할 수 있었다. 그날 저녁 QVC재팬에게서 한국 시니어브랜드 중에서는 최초로 몬테밀라노와 거래하겠다는 통보를 보내왔다.

"많은 브랜드들이 어떻게 일본에서 라이선스를 판매했냐고 물어요. 단순히 영어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순간 무엇을 꺼내야 그녀와 통할까를 생각했고 그걸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긴 거죠."

앞으로 오 대표의 목표는 내년 하반기까지 총 70개의 몬테밀라노 매장을 여는 것이다. "지난해 너무 힘들었다"는 오 대표는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총 3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2028년까지 총 100개가 목표다.

시니어들을 위한 일자리 카페 사업도 구상 중이다. 최저 시급이라도 시니어들이 돈을 받고 일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다. "몬테밀라노 아이피(IP)를 여러 분야에 등록해 뒀다"는 오 대표는 '카페 몬테밀라노'를 구상 중으로, "IP 판매를 통한 기획과 매뉴얼을 설계하고 경영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도 했다.

오 대표는 몬테밀라노를 "25살 아가씨"라고 표현하며 "결혼도 시켜야 한다"고 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그는 "25년 동안 직원들의 따뜻함으로 성장해온 몬테밀라노가 더 큰 세계로 나아가도록 힘쓰고 궁극에는 패션을 넘어 한국 시니어 산업을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인류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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